top of page

“이 한몸 애쉬마린님과 성국,

그리고 교황 성하의 가장 견고한 방패로서 임하게,

아, 잠깐만 얼굴은 말고! 나 안경 썼잖아!”

Zephy Khalidelasha

제피 칼리데라샤

25세 | 남 | 191cm | 97kg | 평민 | 기사단

빙해를 파고 드는 빛의 전령

“제피님이요? 잘 모르겠네요. 성하께선 어떤 생각으로 그런 못 미더운 분을…. 핫, 실언했습니다.”

“귀족 작위를 포기하셨다면서요? 아무리 몰락했어도 귀족은 귀족, 평민은 평민인데…. 역시 이번 기사단은 뭔가 다르긴 한 것 같아요.”

“가끔 사라지실 때가 있어요. 교황 성하나 단장님께서 딱히 언급하지 않으시는 걸 보면 허락은 받으신 듯 하지만….”

“조용히 입 다물고 계시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는 몰라도, 웃기는 분이지. 음? 말 그대로의 뜻인데. 괜찮아, 기사님은 이런 거 신경 안 써.”

기원

  강, 바다, 아니면 그저 깊은 욕조, 그 어떤 물에도, 그 물에 사는 생물들에도 상처 입지 않는다. 여기의 '물'은 해일이나 소용돌이 따위를 모두 포함하며, 끓듯이 뜨겁거나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운 극단적인 온도 역시 위협이 되지 못한다. 수중에서 호흡할 수 있는 축복까지는 받지 못했으므로 육식어가 가득한 물에 빠진다면 숨이 모자라 질식사할지언정 맛있는 한 끼 식사 따위는 되지 않을 것이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다니거나 물의 생물과 교감하는 종류의 기원은 아니다. 그러나, 은혜로운 여신의 아이로서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길러진 수영 실력은 여신의 기원과 함께 그를 배신하지 않으리라.

휘하 병단

  칼리데라샤 수호 병단

  모든 공격 앞에 방어.

성배의 조각

  아이기스

  상황과 주인의 의사에 따라 형태를 바꾸는 그 빛나는 방패는 어떠한 공격적 특성도 없으나, 단 하나의 목적, 대상을 오롯이 지켜내고자 하는 유일하고 단순한 용도에서 주인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타를, 혹은 가끔은 스스로를 해하려는 어떤 해악 앞에서도 방패의 뒤는 천년을 이어갈 철옹의 요새, 파도조차 잠드는 엄숙한 신전과도 같이 안전하다. 평소에는 반지의 형태로 소지한다.

외형

  여전히 마구잡이로 곱슬거리는 숱 많은 까만 머리에 혈색 좋은 갈색 피부. 자르는 때를 놓쳐 길어진 머리카락을 목덜미 근처에서 적당히 묶어두었다. 선명한 이목구비가 주는 강한 인상은 언제나 짓고 있는 실없는 미소가 흩어주고,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며 변덕스러운 기분을 드러내는 짙은 눈썹과 그 아래에서 반짝이는 밝은 벽안만이 제 나이다운 느낌을 전달한다. 왼쪽 뺨에 두 개, 오른쪽 입술 아래에 하나의 점. 몸에도 점이 많은 편이라 어디에 무슨 점이 있나 자신도 모른다. 성배기사단에 몸담게 된 이후 더이상의 성장은 필요 없다 보아도 무방할 만한, 성인 남자다운 몸을 갖췄다. 잘 단련된 커다란 몸집에 어울리는 긴 팔다리와 큼직한 손발. 크고 작은 흉터가 몸에 생겼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행실만은 칭찬받을 만하다. 목에는 펜던트가 걸린 목걸이, 오른쪽 귓불에만 하늘색 귀걸이, 그리고 오른 손목에는 금빛 팔찌. 도수 없는 안경을 착용한다. 평소에는 가벼운 차림을 선호하지만 출전 시 완전무장한다. 그의 마법을 생각하면 의미 없는 무장이지만, 그런 무의미한 치레도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

성격

  제피를 처음 마주하거나 잘 모르는 이들은 대부분 그를 '못 미더운 자'로 요약한다. 매사 장난스러운 거죽을 뒤집어쓰고 뺀질거리는 태도나 쉽사리 허튼 농담을 던지며 히죽거리는 얼굴 아래로는 속내를 알기 어렵고, 급한 일에 쫓기는 상황에서도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거나 냇물 흘러가는 모양에 시선을 빼앗겨 한참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아마도 대부분 그를 게으르고 의지가 되지 않는다고 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제가 정한 자신의 일에 대해 고집은 어찌나 센지 남의 간섭이나 평가를 받아들이는 법이 없으면서, 남의 일에는 어찌나 제 판단대로 끼어들고 싶어 안달하는지.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의 감상도 당연한 일이다.

  그를 오래 알아 온 이들은 대부분 짧은 대화나 대면만으로 그의 변화를 눈치챌 수 있다. 대책 없이 낙천적이었던 사고방식은 이제 비관적인 미래에 대해 가정할 수도 있게 변했으나 그 말이 이제는 그가 더이상 희망적인 말을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비관적인 결과를 가리키고 있는 잔인하고 현실적인 모든 지표들을 헤집고 그 아래에 덮여있는 작은, 그러나 분명히 실재하는 희망을 꺼낼 줄 알게 되었다. 이젠 행동에 앞서 계획을 세울 줄 알며, 미숙하지만 신중히 생각하고 판단하여 이행하기 위해 애쓴다. 웃는 낯 아래로 제 뜻을 숨길 줄도, 타인의 의도를 의심하거나 불신할 줄도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친근하고 애교스러운 천성만은 그의 능란한 농담과 미소에 남아 사교적인 인상을 남기는 데 기여한다.

지난 10년간의 근황

  918년 : 학원의 금지구역화, 새로운 교황 추대, 그리고 집으로의 귀환. '그 일'이 없었다면 아카데미에서 수학하고 있어야 했을 공부를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시작했다. 남는 시간마다 편지를 쓰거나 위벨스피어를 방문했다.

  923년 : 가을, 조모의 죽음으로 슬픔을 배우고, 겨울, 작위의 소멸을 선택했다. 직후 일 년여간 샤움하펜 전역을 방랑하며 떠돌았다.

  925년 봄 : 스물두 살. 성국 가장 높고 가장 낮은 빛의 부름에 응하여 기사단에 입단했다.

기타 사항

- 칼리데라샤 가문? : 악창의 예속이 재앙처럼 휩쓴 것은 첫째로 좁아터진 영지, 다음은 그곳에 거주하는 한 줌의 평민들과 생의 터, 그리고 가문계승자가 마침 자리를 비웠던 칼리데라샤의 낡은 저택이다. 시체를 건질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았으나 제피 칼리데라샤는 운이 좋게도 제가 아는 유일한 혈육의 시신만은 염을 할 수 있었다. 외엔 전부 폐허와 재로 돌아가, 다시 재생할 수 없어 보이는 땅은 벌겋게 제 속을 까뒤집고 대답이 없었다. 가주의 자리는 그 유일한 계승자가 깊은 슬픔에 잠겨 계승을 보류한 후에 몰락한 영광의 이름이라도 좇는 자들이 몰려들었으매, 머잖아 계승권을 타에게 넘기는 대신 아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전 가주들의 초상화가 낱낱이 걸려있던 장황한 회랑만큼이나 길었던 칼리데라샤의 역사와 영지와 작위는 전부 사라지고 이름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이제는 폐허나 다름없어진 집에 때때로 홀로 방문해 시간을 보낸다.

- 학원에서 떠밀리듯 집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꾸준히 친구들에게 편지하고 가능한 경우 방문했다. 보낸 마음은 닿지 않고 소실되거나, 답이 돌아오지 않거나, 때로 직접적인 언어로 거절당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혼란 속에서도 여전한 애정과 여유로 답해준 이들도 있었다.

- 7월 6일생, 게자리. 사랑하는 것은 아름답고 부질없는 것들. 한철도 못 버티고 지는 들꽃, 순식간에 주방을 가득 채웠다가 사라지는 빵 굽는 냄새, 누군가의 애정 어린 다정한 손길과 목소리, 기분 좋은 꿈, 완전히 지기 직전 불꽃처럼 타오르는 노을과 그를 비추는 수면 같은 것들. 그중에서도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역시 사람의 목숨이라고. 그 외에 좋아하는 것은 향기롭고 달콤한 것, 실없는 농담을 하고 웃는 일, 물속을 유영하거나 물 위를 항해하는 것, 맹렬한 계절이 지나고 마침내 찾아오는 따뜻한 햇볕 같은 것. 싫어하는 것은….

- ‘벽’의 마법 : 어떤 한 개체와 다른 개체 혹은 주변 환경을 마법으로 만들어낸 투명한 벽으로 완전히 분리한다. 벽이라는 말은 편의상 부르는 이름일 뿐 물리적으로 실존하는 형태는 아니며 굳이 풀어 설명하면 마법으로 공간에 틈을 만들어 두 공간이 서로 간섭하지 못하게 떼어놓는 데에 가깝다. 발현 시 지속해서 마력을 소모하며 시전자인 제피가 마법을 거둘 때까지 또는 아주 의식을 잃을 때까지 유지된다. 벽은 납작한 일방형이거나 둥글거나 각진 박스 형태일 수 있고, 제 마법을 상회하는 아주 강력한 무력이나 마법으로만 상쇄할 수 있다. 보호나 구속의 용도로 주로 사용하지만 여러 다른 방향으로의 응용도 가능하게 되었다.

- 마법 개발, 신체 단련 같은 것에 자주 시간을 쓴다. 마법이야 그렇다 쳐도 신체 단련은 무의미하지 않나 생각하는 이들도 있으나 최악의 상황에 동료들의 발목을 잡지 않기 위함이다. 가끔 책을 읽는 모습이 발견되기도 한다. 책의 종류는 손에 잡히거나 추천받은 것 아무거나. 무언가 쓰지 않게 된 지는 오래되었다.

- 여전히 엄청난 대식가. 입맛은 까다롭지 않다.

- 제 손바닥에 얹으면 딱 맞은 크기의 용을 한 마리 기른다. 불을 뿜을 줄 알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 모닥불에 첫 불을 당길 때, 마시멜로를 한두 개 구울 때, 남의 담뱃불을 붙여줄 때 도움이 되는 정도. 낮엔 저 좋을 대로 날아다니는 경우가 많아 항상 제피의 곁에 있지는 않다.

00:00 / 05:42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