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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닿아야 할 하늘이 이제 아득하게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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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es
케레스
황혼으로 침잠하는 외날개의 새
“그 외팔이? 의뢰를 맡기면 뺀질거리지 않고 잘 해주긴 하더라. 근데 외지 출신인가 보지? 묘하게 어딘가 독특하더라고.
어? 그냥 해본 말이야. 외지인에게 세상 참 좋아졌는데, 에이 그런 거 아냐~.”
“그 사람과 대화해본 적 있어요? 잘 웃긴 웃는데 눈이…웃지 않는 것 같아서 꺼림칙해요.”
“키는 멀대같이 커서 무슨 병이라도 있대요? 전에 보니까 꺽꺽 숨을 못 쉬던데 병이라도 옮기면 어떻게 해요? 재수 없게시리.”
“돈 줄 테니 무뢰배들 좀 쫓아달라고 했는데 검이 없어서 안 되겠대. 그럼 차고 다니는 건 대체 뭔데?
돈 많이 안 준다고 가리는 거야 뭐야?”
기원
물속에서 호흡할 수 있는 능력.
담수, 염수에 상관없이 어느 물속에서든 안정된 호흡을 할 수 있다. 수심 5m 정도는 물 밖에서도 안정된 호흡 양상을 보이나, 수심 10m 이상에서는 기원이 통하지 않으며 도리어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공기가 있음에도 호흡곤란을 겪는다.
악창의 저주
암모스
존재하는 것이 없어 황량한 곳으로 만들 검은 모래.
왼쪽 어깻죽지에 문신이 새겨져 있다. 잃은 신체를 가지게 되는 것 자체가 달리 많은 것을 행할 수 있으므로 발동 시 이루는 무기의 형상은 ‘검은 왼팔-손’ 그 자체다. 검은 팔을 이루고 있는 것은 검은 모래이며, 고운 검은 모래 입자는 예속된 자의 주위에 떠다님으로 그 손길에 닿은 것들을 생물, 무생물에 상관없이 모두 모래로 만들어 바스러지게 만드는데, 검은 모래가 흩뿌려질 때면 마치 검은 외날개의 형상을 띄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패널티
사용 강도에 따라 가벼운 호흡 곤란에서 죽기 직전까지의 질식. 모래가 가득한 곳에선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당연하므로, 몸에 축적됨은 문신이 자리 잡고 있는 어깻죽지에서부터 마치 혈관을 타고 번져나가는 형상을 보이고 있으며 동시에 숨을 옥죄고 있다. 바다 안에서도, 메마른 땅에서도 결코 숨을 틔어 살지는 못하게 하려는 듯 사용이 지나쳤을 경우 기어코 질식되어 의식을 잃으나 죽음은 주어지지 않았다. 평상시에도 검게 침식된 팔 절단부에서 미미한 저린 통증을 느끼고 있다.
외형
햇볕에 그을린 연한 갈색 피부. 새벽하늘과 닮은 푸른색의 눈동자. 밀색의 머리카락은 허리까지 길렀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검은색으로 물들여져 있으나 염색은 아닌 듯하다. 전체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모양새. (캐릭터 기준) 왼쪽 상완부 밑으로 신체(팔꿈치-손)가 없다. 눈매가 날카롭고 눈썹도 끝이 살짝 위로 올라가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인상이나 어딘지 초췌해 보이며, 더 이상 반듯하게 남을 의식하며 행동하지 않으나 그럼에도 언뜻 샤움하펜의 것이 아닌 몸짓을 엿볼 수 있다. 키가 크고 적당히 근육이 잡힌 몸이라 훤칠한 느낌이 강하고, 손과 발의 크기는 평균보다 약간 크며 마디가 굵고 굳은살도 꽤 있으나 전체적인 손과 발의 선은 투박하지 않다. 큰 키와 더불어 예쁘다는 표현보다 잘생겼다에 가까운 편이나 그마저도 흉터와 알 수 없는 검은 자국에 가리어진 느낌. 몸 이곳저곳에 잔 흉터들이 많다.
(캐릭터 기준) 왼쪽 귀에 착용하고 있는 '아래쪽이 꼬인 외날개 귀걸이'를, 오른쪽 팔에는 무늬가 있는 은으로 된 팔찌를, 옷 안으로 넣고 다니는 로켓 목걸이는 늘 착용하고 있다. 피와 기타 얼룩들로 지저분한, 두터운 재질의 갈색 망토는 밑단이 많이 해져있는데 그 선이 마치 날개깃과 비슷해 보이고, 검은색의 평상복에 어딘지 익숙해 보이는 숄을 걸치고 있으며, 도통 꺼내지 않는 검 한 자루를 들고 다닌다.
성격
[억누르지 못하는|파괴적인|그리하여 포기한]
“나는 지쳤어요, 그러니 참지 않을 것이고. 하지만 그럼에도….”
제 양육자들과 사회에 대하여 자신이 뭘 해도 만족스럽게 해내지 못했던 것, 동생을 데리고 학원으로 갔으나 이후의 결과로써 마주한 현실은 그전과 다를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자연히도 '뭘 해도 정말 안되는 거구나'라는 자기 인지는 곧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속에 쌓은 우울과 분노는 스스로 감당 못할 지경에 다다랐기에 만성적인 불안, 스트레스는 그저 눌러야 할 것들에 대한 허용치를 넘겼을 뿐이므로 결과적으론 아주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어 공격적이고, 잔악함으로 표출되었다. 용서가 되지 않는 것은 딛고 있는 성국 땅 자체임과 동시에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가장 기초가 되는 것부터 무너지게 한 자기 자신이다. 때문에 자신의 행실에 대해 다시는 과거처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옥죄면서도 동시에 지쳐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이라 자기를 포기하는 형상을 띄고 있다.
[불신|덧씌워 내 것이 된|혼돈]
“그렇게 하면 내가 좋은 사람인 것 같아져서요. 누가 그렇게 말해줬었는데….”
애초에 자라기를, 이해가 아닌 강압과 종용뿐이었으니 주어진 상황에 대하여 납득하여 수긍하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배려와 타인에 대한 공감이 약함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은 모두 약자인 자신의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었기에 살아남기 위해 '좋은 사람'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살고자 했다. 다만 지금에 이르러선 그마저도 스스로에 대한 괴리감만을 느낄 뿐이라 늘 혼란스러워하여 스스로의 행동이 종잡을 수가 없게 되었다. 때로는 좋은 사람, 때로는 자기 자신만을 챙기는 이기적인 사람. 가장 바탕이 될 것부터가 이러하니 마땅히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등의 모든 것들에 대한 스스로의 인지 또한 혼돈 그 자체다.
[그리워하고|내어주며|곁을 맴도는]
“네 웃음이 그리워. 난 그걸로 족했는데. 그랬었는데.”
참지 못했던 자신의 분노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최악의 방법, 결코 마주하기 싫었던 상상 속 그대로 현실에서 일어나게 되어, 무엇보다 귀하게 여겼던 제 동생과의 관계를 손수 망가뜨렸던 것은 사건 발생으로부터 7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물지 못할 아픔으로 새겨졌으나, 마주하지 않고 도망침으로 회피만을 익혔으니 타인과의 관계도 딱 그 선상에 있었다. 내가, 혹은 당신이. 나를, 혹은 서로를 망가뜨려 도저히 손을 쓸 수 없게 되는 지경까지 익숙한 방법대로 내어주고 헌신하며 곁에 있기를 바라고 스스로가 외롭지 않기를 애원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때론 다정으로, 믿음으로, 신뢰로, 충성으로 이름을 붙이며 곁을 맴돈다.
[비틀려 그릇된 신앙]
“그리 답해주실 거라, 저는 기도했어요.”
“여신께서는 늘 침묵으로 기도를 들어주시니, 기도하는 자의 목소리가 답으로 울리길 바라실 거예요.”
제게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자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하도록 내어주고 예뻐하며 사랑으로만 두는 것. 제 동생을 그리 키웠으니 이 또한 여신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과 다른게 없을 것이었다. 그런즉 여신께서 우리를 사랑하심은 우리가 원하는 것, 내가 원하는 대로 행하는 현재의 길 위에 함께 할 것이고, 우리의 행위는 그런 그분의 사랑 또한 증명함이 분명할 것이라는 왜곡된 논리. 이 바다에 태어나게 하시고 죽지 않게 두심은 모두 그런 것이 아니겠냐는 자기 좋을 대로의 논리로 여신을 향한 신앙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근황
서력 918년, 교황 시해 사건 이후 제 동생인 아이린과 함께 바닷가 절벽 위의 가드니아 家로 돌아가 다른 집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에 보태다가 반년 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끔찍이도 아끼던 동생을 부모님과 집에 두고 성도로 향한다.
서력 918년 반년 이후, 자리를 잡으면 성도로 동생을 데려오겠다는 처음의 계획과 달리 사회에 만연한 분위기에 동생을 부르지도 못하고 이후 성도에서 3년간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서력 921년, 오랜 휴가를 받아 3년 만에 절벽 위의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으나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를 제 손으로 살해하고, 곧바로 동생과 어머니를 남겨두고서 행적을 감추게 된다.
서력 923년 끝 언저리, 카시미르와 레테가 조직한 군대인 악창의 예속에 합류. 받은 악창의 힘은 행방이 묘연했던 동안 결손되었던 자리를 채워줌으로 신체의 완전함을 가지게 되었으나 통제를 할 수 없었다.
서력 924년 초, 떠돌이 용병의 모습으로 돈을 벌기 시작. 모은 것은 그대로 악창의 예속 자금이 된다.
서력 928년 현재, 최근에 기사단이 된 Irene의 소식을 접하고 큰 참상을 일으켰다. 누군가 그 자리를 지나갔더라면, 살아남은 자가 있었더라면 필히 메마른 땅, 각척이라 했을 것이었다.
자신의 앞에 놓인 길은 10년 전에 외날개 한쪽을 건네며 동생에게 했던 말과는 다른 형상을 취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기로 했다. 너무 멀리 왔기에 돌아갈 수 없으므로.
기타 사항
[케레스]
- 제 동생을 위해 버린 이름 : Irene Cloto Gardenia
- 모든 것을 파괴하고 새로이 할 이름 : Keres
- 생일 : 서력 897년 06월 06일생. 탄생화는 노랑붓꽃. 꽃말은 믿는 자의 행복. 그러나 전부 버린 이름의 것이니 생일도, 믿음에 의한 행복도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작년까지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 말투 : 존대가 기본이며, 상대를 부르는 호칭은 보통 이름. 공적인 경우는 보통 상대가 많이 불리는 쪽으로 따라 부른다.
- 특이사항 : 한쪽 팔이 없음에도 신체 활동에 다방면으로 출중한 편. 그러나 수영을 하지 못함은 여전했다.
- 좋아하는 것 : 극소수의 손때가 묻은 오래된 것. 그리고 수많은 자극적인 것들. 메마른 땅.
- 기타 : 여전히 이른 아침에는 근처 예배당을 찾아 기도를 드리고 있다. 자신보다 어린 여성, 혹은 어린아이들에게 무척이나 다정한데 아마 놓고 온 이가 그립기 때문이다.
[떠돌이 용병 : 외팔이 용병]
정착해서 일을 하는 것을 꺼려 했으니 악창의 합류 후, 떠돌이 신세로 용병 일을 하기 시작했다. '케레스'라는 이름을 쓰게 된 것도 이즈음.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의뢰만을 주로 받았으며 이마저도 돈이 곤궁할 때서야 받아서 하는 형식이었다. 용병 일을 하지 않을 때는 그냥 떠돌이. 위장을 하지는 않으나 늘 깊게 후드 망토를 눌러쓰고 있기 때문에 얼굴을 아는 이는 없었다. 말이 없고 군더더기 없이 해오는 케레스가 마음에 든 이들 사이에서는 '외팔이 용병'이라 알음알음 서로 소개받아 의뢰를 청하기도. 살인 의뢰일 경우 시체를 훼손하는 방식이 심한 편이라 보통 원한 관계에 놓여있는 상대가 일부러 찾는다고 한다.
[감히 써서는 안 될 가문의 성 : 가드니아]
“이 바다 건너에는 가드니아가 마땅히 누릴 빛나는 영광이 있다.”
- '외지' 귀족의 후계자였다던 조부로부터 이어진 외지인 혈통으로, 현재 가드니아 성을 가지고 있는 이는 현재 이레네, 아이린 둘뿐이다. 할머니는 14년 전에, 할아버지는 10년 전에 작고하셨으며, 아버지는 7년 전에 이레네에게 살해당했다. 이후 집안 소식은 듣고자 하지 않았기에 아는 바가 없다.
- 기억하고 있는 가드니아의 낡고 허름한 집은 인적이 드문 바닷가 절벽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 이웃들과 교류가 살갑지는 않은 편이었다. 그나마 할머니와 어머니가 샤움하펜 인으로써 성국 내에서 자라며 맺은 인연과 연줄들로 근근이 일거리를 물어다 건사해왔던 것이라던가 두 자매 역시 어릴 적부터 푼돈이나마 가계에 보탰던 적이 있었으나 모두 과거의 일.
- 동터오던 새벽녘, 절벽 위에서 바다, 그 바다와 맞닿은 하늘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자매는 더 이상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Irene]
외지에 있다는 영광의 가드니아에서는 가끔 둘째가 태어나게 되면, 첫째에게 동생의 이름을 짓도록 권함으로서 가주와 후계자 자리를 떠나 형제들 간에 우애 있게 지내도록 했었다고 한다. 이레네 역시 동생이 태어났을 때 정을 붙여 사이좋게 지내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이름을 지어준 것이 'Irene:아이린'이었다.
같은 철자, 다른 발음은 꼭 또 하나의 자신을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던 이레네는 제 동생인 아이린이 자신과 다른 삶을 누렸으면 했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선 '평화'를 뜻한다는 제가 받은 발음조차도 모두 그리운 이의 것으로 돌리고자 한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놓고자 했다. 비록 제 손으로 더럽혀 깨버린 평화의 이름이더라도, 버린 이름일지라도 마땅히 그리운 이는 가져야 할 '평화'였으니.
[아래쪽이 꼬인 외날개]
가장 처음의 형태는 '아래쪽이 엇갈려 꼬인 한 쌍의 날개'였으나 10년 전, 재학 시절에 '아비서스'의 도움을 받아 두 외날개로 갈랐다. 반쪽은 그리운 이에게 주고, 남은 반쪽을 가지고 있는데 정말로는 이름을 버렸을 때 이 귀걸이조차도 곁에 둬서는 안 될 것들 중 하나였으나 차마 버릴 수 없어 여태껏 지니고 있다.
[날개 로켓 펜던트]
애쉬마린 재학 시절에 누군지 모를 마릴리트에게 선물 받은 '날개 로켓 펜던트'. 절벽 위의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선물해준 이가 제 동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날개와 함께 나눠가질 똑같은 것이 하나 더 생기게 된 것. 받았던 그 당시에는 안에 넣을 것을 바로 정하지 못했으나 성도로 떠나기 전에 보고 싶을 제 동생의 초상화를 넣었다.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여는 장치 부분이 많이 닳아 이제는 열어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품에 소지하고만 있다.
[메마른 땅, 악창의 저주]
그리운 과거에 그런 이야기들을 했었다. 저는 오롯한 피가 아니기에 쭉 이 바다에서 속하지 못할 것이고, 수 십 년이 흘렀기에 혹여 있을지도 모를 바다 건너에 있다는 영광의 땅에서도 속하지 못할 것이라고. 살아온 평생을 제외되어 속하지 않은 자로 살아왔으니 후에 품 속으로 들여주더라도 나 스스로부터 진정으로 속하지 못할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그러니 스스로가 있어야 할 곳을 그릴 때, 푸른 바다와 황금빛 평야를 떠올리지 않기로 했다. 바라여 그리는 것은 메마른 땅, 모래로 이루어져 황량할 곳. 서러움을 가질 뿐이었는데 악한 자만이 그 장소로 갈 수 있다고 한다면, 차라리 그리되자고 했다. 그리고 마침내 예속됨으로 받게 된 저주는 그런 저를 위로해준다. 죽지 않아도 갈 수 있다고, 살아서 존재할 곳을 만들어주면서.
[악창의 예속]
혼란의 5년, 성도로 갔을 때 마주했던 외지인과 평민에 대한 섭정 세력의 박해는 언젠가 마주했던 악의 그 자체였다. 동생과 함께 온 것이 아니기에 차라리 나은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홀로 감내해야 했던 것들이 한결 나아질 수는 없었고 고인 것에 대한 증오는 쌓여만 갈 뿐이었다. 정석대로 가서는 안되는 거였다고, 그리 평화로운 방법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었다는 생각은 제 이름을 버린 후에 절정으로 다다르게 되는데 그때는 이미 제 날개가 꺾인 뒤였다. 지친 몸으로 합류하게 된 악창의 예속은 제게 꺾인 날개를 되찾아주고 그 누구도 저를 다치게 하지 못할 울타리가 되어줬으니 어찌 희망이 아닐 수 있겠으며 충성을 맹세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다시 5년, 깨어난 교황의 지휘 하에 혼란한 정국이 안정을 되찾아감으로 샤움하펜이 전환점에 이르렀다고 한들 이미 속한 곳 안에서 바라볼 뿐이므로 체감되는 것은 모두 악창의 예속 덕분이리라.
[아티=아트로포스]
애쉬마린 재학 시절에 동생인 아이린의 선물로 데려온 날개를 가진 흰 뱀.
이름 역시 아이린이 지어줬는데 그 이름의 뜻은 ‘미래’.
간교하고 교활한 혀를 가진 뱀, 땅을 기는 존재일 것이나 감히 하늘을 누리도록 날개가 있길 소망하였다. 도통 행복한 감정으로 배를 부르게 하지 않기에 케레스(=이레네)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은 듯 하나 그럼에도 주인이라 늘 곁에 함께한다. 보는 이는 눈살을 찌푸리더라도 그 몸통을 딛고 서면 잠깐 동안 땅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손상된 검]
재학 시절 이전부터 늘 지니고 다니던 검. 변형된 바스타드 소드 형식으로 총 길이는 140cm.
전체적으로 검푸른 빛과 금빛이 어우러진 느낌의 색상을 띄고 있다. 손잡이가 길어 한 손 검, 양손검 두 가지 모두로 사용 가능하며 날끝으로 갈수록 일직선으로 뾰족하여 베기, 찌르기에 적합했다. 특히 가드 부분이 날개 디자인으로 되어있어 독특하다. 가드의 굴곡된 안쪽 부분에 상대의 날이 걸리면 쉽사리 빼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었으나 지금은 가드의 한쪽 날개가 부러졌고, 다른 쪽도 심하게 훼손된 상태. 검의 날 또한 손상 상태가 심하나 수리도 하지 않고 그냥 지니고 다닌다. 사람을 죽일 때만 잘 들지 않는 이 검으로 기어코 난도질을 하는 모양.
선관
이레네 C. 가드니아(=아이린 L. 가드니아)
자매, 동생
애칭 : Irene La<chesi>s Gardenia - 체시
7살이나 차이 나는 하나뿐인 동생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제 손으로 키워내 애착이 강했다. 기어이 동생의 손을 놓고 다른 길로 가고자 했던 것도, 보다 나은 세상에 동생을 데려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과거에도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Irene는 제 모든 것들의 이상향 그 자체임과 동시에 바라 마지않을 행복 그 자체. 너무나 따뜻하고 다정하여 눈물이 날 정도로 아픈 이. 그리운 이. 가라앉을 자신과 달리 너른 하늘을 날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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