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후회하고 있어.”

유포이아2페이즈.png

Eupoia Galene

유포이아 갈레네

24세 | 남 | 175cm | 64kg | 평민 | 기사단

Baroque

“언제 한번은 말이야, 갑자기 웬 음침한 놈이 사람만 한 낫을 나한테 휘두르더라니까?”

“미쳤나 보다 했지! 이제 죽는구나 싶었다니까!”

“그런데 속이, 들끓던 게 가라앉는 거야. 파도가 멎는 것처럼!”

“내 상관께는 비밀인 거 알지? 자기더러 음침한 놈이라고 한 걸 들으면 큰일 날지도 모른다고!

기원

  바다를 잠잠하게 만들 수 있다. 흐름을 멈추는 것이 아닌 진정에 가까운 기원으로, 바다에 몸을 담으면 거센 폭풍우 속에도 바다는 마냥 고요하게 흘러만 간다.

  기원이 닿는 범위는 정확하진 않으나 바다에 접촉한 살갗에 비례하는 듯. 하지만 잠수에 소질이 없어 머리까지 물에 들어가 바다를 진정시킨 경험은 한 번뿐이다.

  바다가 아닌 민물에서도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 효과가 미약해 큰 의미가 없다.

휘하 병단

  진압 병단

  외곽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며, 폭력과 무질서를 진압, 정돈한다.

성배의 조각

  트란퀼리타스. Tranquíllĭtas

  너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고요를 안기는 금빛의 낫. 평상시에는 비교적 평범한 나무 창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의 기원이 바다의 파도를 잠재운 것처럼, 트란퀼리타스는 다른 이의 불안과 두려움을 걷어가 마음의 파도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그렇게 불안을 빼앗긴 이들은 한 번의 휘두름에는 평온을 얻었고, 두 번의 휘두름에는 강대한 적과 맞설 때 차분함과 냉정을 잃지 않게 되어 본래의 힘보다 대략 두 배 정도 강한 능력을 얻곤 했다. 또한, 그 커다랗고 날카로운 날붙이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피를 보는 데에 재주가 없어 휘두르면 흉을 남기는 대신 지나간 자리에 따스한 기운과 함께 금빛 흔적을 남겼다. 흔적이 사라지는 것은 낫의 모습을 창으로 되돌렸을 때.

  모든 마음을 남김없이 멈춰 세우는 것이 아니었다. 두려움이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바로 본다. 고요하기에 선명해지는 것이 있었다. 정지와 제거가 아닌 안정이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능력. 마음에 풍파가 일지 않으니, 그 낫이 지나간 자리 아래 물살에 휩쓸려 죽는 이가 없었다.

외형

  001. 부드럽고 밝은, 어린나무의 줄기 같은 갈색 머리. 바짝 짧게 깎고 지내다가 꽁지가 묶일만하면 자르고, 다시 꽁지가 묶일만하면 자르고 있다. 지금은 그 중간 즈음의 상태.

  002. 곡선을 그리는 아몬드꼴 눈매. 얼굴에 젖살이 빠져서인지 날카로움이 도드라졌다. 전에 비해 표정을 굳히고 있는 때가 많은 데다가, 안대에 다 가려지지 않는 흉터 자국 때문에 더욱. 안대를 벗어보라는 요구를 하면 구태여 거부하지는 않으나, 어지간하면 먼저 벗는 법이 없었다.

  003. 바닷가에서 살며 땡볕 아래에 종일 있던 사람치고는 피부가 하얀 편이었다. 체질이 타지 않는 듯, 햇빛 아래에서도 붉게 익기만 하는 모양이었으며. 전에는 기분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들뜨고, 겁을 먹고, 부끄럽고, 화가 날 때도 얼굴이 붉어지곤 했지만, 조금 자란 뒤에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004. 어린 날보다 체격이 좋아지긴 했으나, 골격이 가늘다 보니 근육이 붙어도 옷 위로 크게 티가 나지 않았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유독 몸을 꽁꽁 감싸는 옷을 입곤 했다. 손발까지 덮을 대로 덮어 드러나는 것은 얼굴 반쪽 정도.

성격

⸺ 001. 신경질적인

  “건들지 마.”

  유포이아는 살갑지 못했다. 살갑지 못하다 뿐이면 좋으련만, 표정을 굳히고 밉살스러운 소리만 툭 던져 두는 꼴에 기사단 제복을 입고 있지 않을 때는 시비에도 적잖게 휘말렸다. 전에는 이 정도로 성질을 부리진 않았었는데, 기사가 된 뒤에 유독 심해진 경향이 있었다. 이제 어깨 위에 무거운 직책도 얹었겠다, 책임질 것도 많아졌겠다, 고민거리도 매일 쌓이며. 가라앉지 않는 마음의 파도 탓에 언제나 신경이 곤두선 까닭이었다. 타인의 시선을 고민하고 겁에 질려 어떻게 잘 포장하려는 노력에 마음을 쓸 여력이 없었다.

  누가 함부로 닿는 것도 싫다고 하고, 자기 물건에 손을 대도 질색을 하고, 일이 조금만 풀리지 않아도 짜증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고. 기타 등등. 그 성질머리를 감내해야 하는 휘하 병단에서는 몰래몰래 욕도 제법 먹고 있었다. (알고 있지만 자기가 성질 부리고 있는 것을 알아 모르는 척 넘어간다. 상관이란 어쩔 수 없이 보기 싫은 구석이 있는 법이라며.)

001-1. 가라앉지 않을 파도 속, ⸺

⸺ 002. 냉정

  “미쳤다고 내가 그런 짓을 해?”

  미지근한 정도는 되었던 머리가 많이 식었는지 어른이 된 모습에는 열정보다 차가움이 짙게 보이곤 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했고, 무모함을 거부했으며, 섣부르게 결정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불안감 속에서도 침착함을 지키려 애를 썼다.

  그렇다고 그 모든 노력이 성공하진 않아서, 때로는 위험하고, 무모하며, 다소 섣부른 결정을 내려 있는 대로 손해란 손해는 다 보는 일이 간혹 있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사지에 뛰어드는 편. 유포이아 자신도 저지른 뒤에 항상 후회하는 듯하지만, 뒤돌아서면 다시 똑같이 굴 것을 알고는 있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으니. 유별나게 뜨거운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고, 성격을 버리며 겁대가리를 같이 버려두고 온 것도 아닌데 그랬다. 이유를 모르면서도 손을 내미는 일이 잦았다.

002-1. 몸이 먼저 움직이는 순간이 있으며. ⸺

⸺ 003. 의심이 많은

  “내가 당신 말을 어떻게 믿어.”

  사람을 믿지 않았다. 본인의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불신 말고 내어줄 것이 없었다. 어디의 무엇이 맛있다더라 하면 그 사람이 먹는 걸 눈앞에서 보고 나서야 먹을 정도로. (돈은 본인이 낸다.) 말로만 하는 약속과 장담은 의미가 없다고 여겨 상대에게 다른 증거를 받아내려 들었다. 신뢰를 주려 하거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며.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믿을 수 없다’는 ‘믿고 싶지 않다’와는 다른 말이라는 것. 유포이아는 단 한 번도 듣기 싫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상대의 말에 비관적 태도를 보인 적은 수도 없이 많겠지만, 있어도 믿기 싫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

  또한, 의심이 많은 것은 물음이 많다는 말이기도 해서, 유포이아는 자주 물었다. 왜 그랬느냐고. 왜 그렇게 생각했느냐고. 유포이아의 불신은 곧 물음이었다. 답을 얻고자 했다.

003-1. 또한 답을 구하려 애써봐도, ⸺

⸺ 004. 섬세한

  “…뭐가 또 문젠데. …요.”

  이렇게 예민하고, 짜증스럽고, 의심도 많고, 부정적이고… 궁시렁 궁시렁. 또 기타등등. 꼬인 구석은 차고 넘치지만, 그런 기질이 다른 이를 살피는 일에 도움이 되는 날도 많았다. 항상 곤두세우고 있으니 다른 이의 변화가 눈에 쉽게 들어왔고, 그걸 모르는 척 넘어갈 만큼 유한 사람으로 자라지 못했기에 눈에 밟히는 대로 붙잡아 이유를 묻곤했다. 퉁명스러운 태도겠지만, 그래도 말을 피하지 않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장 조심스럽고 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섬세하게.

  안다고 무얼 해줄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어린 날처럼 어설프게 말을 돌리려 낑낑대는 대신 다시 이야기를 덮어두고 상대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는 있을 테다. 그러면, 또 아는가. 저도 모르게 손을 내밀 수 있는 때가 있을지.

  어찌 되었건, 유포이아 갈레네는 자신이 가진 예민함과 다정을 모두 쏟아 당신에게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아주 정성껏. 이름 붙이지 않은 마음으로.

004-1. 애정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 마음이 있다. ⸺

지난 10년간의 근황

  918년. 학원섬이 무너진 뒤 고향 클뤼돈으로 돌아가 집안일을 도왔다.

  921년. 클뤼돈 해안에 몬스터의 습격이 한 차례 있었다.

  같은 해 말에 고향을 떠나 위벨스피어에 올라와 기사단 휘하 병사로 입단했다.

  923년. 교황 모시스가 깨어난 뒤 성배 기사단에 임명받았다.

  928년. 언제쯤 이 파도가 멎을 수 있을까.

기타 사항

⸺ 001. 마릴리트 유포이아

  001-1. 14살. 입학시험 준비를 몇 년씩이나 해오고, 동생을 돌보다 1년 더 미뤄져서, 끔찍한 바닷속에 들어가 진주를 찾아내며 입학했더니 한 해를 넘기기도 전에 학원이 무너졌다. 그것에 억울함을 느낄 새도 없었다. 그날 마주했던 충격적이었던 광경이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 

  001-2. 그리고 곧 고향으로 돌아가 집안 양식장 일을 돕고, 학원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도장에서 마을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길지 않은 재학 기간이었으나 배울 수 있는 건 제법 많았으니까. 마을 사람 중에서는 학력이 애쉬마린 졸업생인 선생님 다음인 두 번째로 좋은 셈이었다.

  001-3. 하지만 동시에, 그래 봤자 얼마나 배울 수 있었으려고. 어설플 대로 어설프고, 공격하는 법보다는 익숙했던 회피와 방어에 치중되어 있었다. 어렸을 때는 말이다.

⸺ 002. 클뤼돈의 포이

  002-1. 샤움하펜 남서부에 위치한 작은 해안마을 클뤼돈. 양식 굴이 특산물이며 가까운 도시들에서는 제법 유명하다. 그리고 굴보다 유명한 것이 클뤼돈의 포이. 현재 성배 기사단의 갈레네. 마을 사람들은 잘 큰 고향 사람 덕 좀 보겠다고 갈레네의 이름을 팔아 장사를 해보려고 했으나, 유포이아가 직접 돌아와 난리 친 탓에 이름을 팔아 장사를 하고 일정 수익을 유포이아에게 주게 되었다. 

  002-2. 그러고 보면, 어릴 땐 참 싹싹하니 예뻤는데 말이지. 애쉬마린에 있다가 온 뒤로 애가 팍 변했잖아! 하며 궁시렁거리는 소리도 간혹 들려왔다.

  002-3. 그래도 나이가 두 자릿수도 안되었을 무렵에 마을을 구했던 사건과 7년 전의 사건까지 더해져, 여전히 작은 마을의 영웅으로 남아있기야 하다. 유포이아가 고향에 가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본인은 들을 수 없는 궁시렁과 찬사들이지만. 

  002-4. 가족 관계는 클뤼돈 토박이인 부모님과 동생 하나. 동생은 올해 16살 된 아이로, 이름은 트리포사 갈레네. 2년 전부터 유포이아를 따라 위벨스피어에 올라와 지내고 있다. 구호소 같은 곳에서 머리를 다듬어주는 봉사를 하며 일을 배우고 있는 듯. 동생과는 가까이 살면서도 데면데면하다.

⸺ 003. 기사 갈레네

  003-1. 한 병단에서 병사로서 배워나가다가 5년 전, 교황 모시스가 깨어난 뒤 기사로 임명받았다.

  003-2. 19살에 제 나이보다 두 배는 더 먹었을 어른까지 통솔하는 것을 버거워했었고(유포이아가 통솔해본 것은 나이가 한 자릿수인 아이들뿐이었다.), 직책 자체의 책임감도 무거워해 갓 임명받았을 무렵에는 제법 고생했다. 성격을 버린 데에는 이 시기의 고생이 한몫했을지도.

  003-3. 병단 구성원은 대체로 방어적인 성향의 무인이며, 병단의 소속 마법사에게도 기본적인 체력 단련과 방어술을 요구한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광기를 품은 것과 같아서, 어지간히 튼튼하지 않고서는 버티기 어렵다.

  003-4. 개인의 무위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 편. 평소 작전 중에도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기도 하지만, 몸이 가볍고 빨라도 힘이 좋지도 않았고, 성배의 조각도 날만 크고 위협적이지 베어내는 일에 전혀 효과가 없으니. 다른 무인 기사들만큼 빼어나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대신 노력으로 길러진 지휘 능력과 간혹 보이는 헌신이 유포이아를 제법 그럴듯한 기사와 지휘관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003-5. 몬스터의 습격 현장이나, 악창의 예속이 지나간 자리, 혹은 다른 무질서 속에 남은 사람들에게 낫을 휘두르기도 한다. 트란퀼리타스의 특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금방 겁에 질리지만. 실제로 베어지는 것은 없으며, 마음이 편안해질 뿐이다.

⸺ 004. 유포이아 갈레네

  004-1. Eupoia. 주로 불리는 애칭은 유피.

  004-2. 10월 30일생. 탄생화는 로벨리아. 탄생석은 핀파이어 오팔. ( 악의. 올바른 방향성. )

  004-3. 위벨스피어 거주자. 병단의 특성상 외곽지역으로 자주 나도는 탓에 성도에 없는 날이 한 달 중 절반이 넘는다.

  004-4. 고향에서 제 이름을 팔아 번 돈과 사비를 들여 작은 구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 위주로.

⸺ 005. etc

  005-1. 오른손잡이. 글씨를 쓰는 모양이 정갈하고 제법 날카롭다. 빠르게 날려 쓸 때 그 선이 더 확실해지는, 다소 신경질적인 필체. 자기 눈에도 못 알아볼 정도로 날려 쓴 것은 줄로 그어두고 느리게 다시 써서, 줄이 그어진 자리 옆에 써 있는 단어만 비교적 부드러운 모양으로 보일 때가 있었다.

  005-2. 가만히 말하면 부드러운 미성. 그걸 가만히 말하지 않아서 문제다. 톡 쏘는 투로 말하는 일이 잦다 보니 영 소리가 모나게 나간다. 그래도 타고난 소리 자체가 거칠고 매섭지는 못해서, 위협을 안겨주지는 못한다.

  005-3. 사석에서는 교황과 단장을 제외한 사람에게 말을 놓고 있다. 찔러보면 옛 말투나 호칭이 튀어나오긴 하지만.

  005-4. 수영을 한다.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니고. 물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 오면 전처럼 떨지만은 않았다. 그것도 오래 버티고 있지는 못하는 모양이지만.

  005-5. 호불호에 대한 언급을 자주 하지 않는다. 가리지 않고 좋아하기보다는, 싫어하거나 관심 없는 게 더 많으니 그냥 아무거나 먹고 아무거나 쓰는 듯. 대신 일상을 조금만 살피면 뭘 좋아하는지 정도는 금방 눈에 들어온다. 달콤한 것을 먹으면 금방 누그러지는 표정이나, 유독 동물들에게 살가운 태도나, 색만 다른 물건을 골라야 하면 파란색을 고르는 모습이나. 그런 부분에서.

  005-6. 초콜릿을 항상 지니고 다닌다.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때면 입에 하나씩 넣고 씹어 삼키는 듯.

00:00 / 05:42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