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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화내지 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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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a Arianus Antide
에아타 아리아노 앙티드
몰락을 염원하는 물비늘
“더러운 미치광이 앙티드. 저딴 것이 사람의 탈을 쓰고 태어났다니….”
“그 아비에 그 아들이구나. 아니, 차라리 네 아비가 나았다. 괴물같으니라고.”
“당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뭐가 좋아서 그렇게 웃는지 모르겠다니까?”
“이해할 수 없죠. 오늘만 사는 것처럼 굴잖아요.”
기원
해류를 만든다.
해류를 만들어 바다의 흐름을 탄다. 바다가 내주는 숨결은 그의 바닷길이 되는 셈. 해류는 에아타가 가고 싶어 하는 곳으로 빠르게 이끌어 주거나, 원치 않게 빠졌을 경우 구명하는 수단이 된다. 그의 기원은 허름한 뗏목을 쾌속정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하며, 반대로 쾌속정을 썩은 나무 판자처럼 옭아매기도 한다.
악창의 저주
앙귀스(Anquis)
산 것을 휘감아 부패시키는 뱀.
목젖 부근에 심겨 있다. 사용 시 문신을 중심으로 위로는 턱끝 밑, 아래로는 가슴께에 이르기까지 검게 침식하듯 물들며 입 안에서 검은 연기 같은 것이 흘러나와 뱀의 형상을 띤다. 뱀을 만들면 만들수록 예속은 갉아먹힌다. 현재 동시에 만들어 본 최대 마릿수는 열둘. 이상은 불가능에 가깝다.
검은 먼지, 혹은 조각난 검은 그림자처럼 이뤄진 뱀은 예속의 뜻대로 움직여 상대를 휘감아 옥죈다. 뱀이 휘감은 자리는 그 모양 그대로 살갗이 검게 부패한다. 부패한 자리는 역한 시취와 피고름이 나고, 신경이 바짝 곤두서 급하게 몸을 웅크릴 만한 고통이 뒤따르며, 쉽게 아물지 않는다. 가까스로 아문 자리엔 뱀이 휘감은 모양대로 거뭇한 흉터가 남는다.
앙귀스는 물리력을 행사할 수 없는데, 그것은 반대로 뱀 역시 상대의 물리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앙귀스는 다루는 예속 외엔 만질 수 없으므로 저주를 행한 예속의 주의를 흩트리거나, 그를 무력화해야 뱀이 사라진다(그러나 예속이 자리를 떠나면 뱀은 더 이상 형상을 유지할 수 없다).
패널티
예속의 몸 또한 부패한다. 목덜미, 등, 다리 등 헐렁한 옷매무새로도 꼭꼭 숨겨둔 곳엔 덧났다가 아문 흉터가 그득하다. 자주 염증을 앓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 무리한 날엔 이를 악물어도 참지 못할 통증과 고열에 시달린다.
외형
(양희 님(@s_birdF)의 커미션입니다)
몸짓을 따라 한드작한드작 흔들리는 은발, 얼핏 호박색으로도 보이는 금안. 머리칼은 별다르게 손대지 않는 편이지만 영 귀찮으면 하나로 묶곤 한다. 18세, 성장기의 끝무렵이라는 듯 불쑥 커 버렸으나 얇은 뼈대와 창백한 피부는 여전하다. 썩 단정하지 않은 차림새로 다니는데, 여름철에도 얇은 외투는 항시 걸치고 있으며 목은 항시 가린다.
어릴적부터 만들어진 몸가짐은 여전해 아무리 흐트러져 있어도 맵시 있게 보이는 편. 입매에는 늘 나부죽한 미소가 걸려 있다. 길쭉하게 뻗은 손과 발이 유독 큰데, 손가락엔 펜을 쥔 굳은살 정도만 박여 있어 고운 편.
성격
[다정한 변절자는 善과 惡을 가늠하지 않는다.]
사려 깊은 성미는 여전했다. 주변을 살피는 것은 오히려 더 익숙해진 듯하다. 다만 그것이 에아타 앙티드의 쾌락주의적 행동을 막는 요소는 되지 못했다. 줄을 놓아버린 마릴리트,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쥐었다가 제 스스로 파괴한 변절자에겐 선과 악의 경계가 흐릿했다. 모럴이 낮아졌다는 게 맞을 것이다. 그는 이제 제 쾌락을 채우기 위해 어떤 악행도 망설이지 않는다. 거기에 대해 탓하고 추궁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을 테다.
[변덕적인 관조자는 혼란한 파고를 열망한다.]
에아타 앙티드의 또 다른 변화로는, 꽤 변덕적으로 변했다는 것. 특히 흥미를 느끼는 지점에 변화가 많아졌다. 지루해하다가도 즐거워하고, 즐거워하다가도 어느 순간 푹 식어서 시선을 돌리기 일쑤. 10년 동안 거쳐온 일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기에, 면역이 생긴 탓이다. 그렇기에 흥미로운 일에는 보다 더 갈급해졌다. 더 재미있는 것, 더 즐거운 것, 온통 흔들릴 수 있는 일이 목전에 있다면 열정적인 태도로 합류할 인물.
[그리고 그 물비늘, 당신을 기만할 것이다.]
그는 여전히 당신을 좋아한다. 아카데미에서 보냈던 시간 역시 귀중히 생각할 것이다. 다만 10년은 한 사람의 결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므로, 어떤 이들에게선 권태로움만 느낄 터. 그럼에도 다정한 형상으로 새살대는 목소리는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권태는 당신의 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건 누군가에겐 익숙함으로, 모욕으로, 기만으로 여겨지기에 충분했다.
에아타는 자신이 악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뉘우침은 위선이오, 후회는 더없이 무용할 뿐라는 것 역시. 그러니 그는 결코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며, 타협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근황
서력 918년, 악창으로 인해 후고 앙티드가 사망했다. 위벨스피어의 앙티드家에는 세 아들만이 돌아와 장남이 가문을 이을 준비를 한다.
서력 918년 연말, 앙티드家의 차남이 돌연 사망한다. 사인은 자살, 유서에는 악창 사건을 목도한 이후 극심한 불안감을 견딜 수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서력 919년 연초, 앙티드家의 장남이 실종했다. 삼남인 에아타가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몇 달 뒤, 그는 시체가 되어 앙티드에 귀환했다.
서력 919년, 에아타 아리아노 앙티드가 앙티드家의 가주가 된다. 섭정 세력의 주축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흥미없는 일엔 방관하였고, 즐거울 법한 일엔 악행을 서슴지 않았다. 앙티드는 나날이 배를 불렸다.
서력 923년, 교황 시해자들과 접선한다. 섭정 세력의 변절자가 되어 도륙하는 앞잡이 중 하나가 되었다. ‘미치광이 앙티드’라는 소문이 저잣거리에 파다했다.
서력 928년, 현재. 섭정 세력을 도륙하는 동안 일찍이 수배자가 됐다. 지루함을 못 참는 탓에 변장하고 밖으로 나돌기는 하지만, 일단은 학원섬에서 지내고 있다.
기타 사항
[미치광이 앙티드]
- 918년 연이은 사고로 인해 에아타 앙티드를 제외한 모든 직계가 사망한 뒤, 에아타가 섭정 세력의 주축 중 하나가 되면서 앙티드 가문은 최고의 영예를 누린다. 샤움하펜에서 ‘앙티드’는 부와 권력, 공포를 이르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 그러나 923년 돌연, 예고도 없이 섭정 세력을 배신하면서 일군 것을 제 손으로 살육하기에 이른다. 세력의 중심에 가까웠던 만큼 악랄한 배신이었다.
- 병폐와 차별을 주도하는 세력에서 몸담던 이가 이번에는 반란군이라니. 악행에 대한 뉘우침도, 정치적인 고려도, 논리도 없던 이번 대 가주를 사람들은 손가락질했다. 이후로 앙티드는 그 명성을 잃고 ‘미치광이 앙티드’라 불렸다.
- 현재 앙티드는 가문의 재산이 대개 처분된 상태. 가주 에아타는 수배령이 떨어진 이후 실종 상태이며, 위벨스피어의 앙티드 저택은 예전의 찬란함을 잃고 폐허가 되었다.
[특성 ‘암시’]
대상자를 경고·격려·유도·위로·강제하여 시전자가 원하는 행동을 끌어내는 특성. 이전과 같이 복잡하게 다뤄지나, 지난 10년간 상당히 정교해지고 안정화되었다.
마법의 전제
(1) 대상자는 에아타의 목소리를 들을 수만 있으면 된다.
(2) 찰나의 반응을 강제로 끌어내는 게 핵심인 마법으로, 사람의 조건반사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수시간 유지가 가능하다.
(3) ‘암시’ 마법은 대상자의 신뢰 관계, 그리고 대상자의 합의에 따라 큰 비중을 가진 채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 특히 우호적인 상대의 경우, 확실한 전투 보조 효과를 줄 수 있다.
마법의 조건
(1) 접촉: 상대의 살갗을 만진 채 ‘암시’를 발화한다.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조건.
(2) 주목: 돌발적인 행동, 흥미로운 행동을 해서 대상자의 이목을 끌며 ‘암시’를 발화한다. 군중을 상대로 광범위 마법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조건이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마법의 한계
(1) 대상자가 맹렬히 거부한다면, 마법은 의도한 바보다 미미하게 걸리는 경우도 잦다.
(2) 주목을 끌었으나, 실패한 경우에는 여전히 의도한 바를 이루지 못한다. 다만 순간적인 불쾌감, 머뭇거림, 상황에 대한 거부감을 잔여물처럼 남겼다. (ex. 청각이 나쁜 행인이 에아타를 주목했으나 말을 듣지 못해도 순간적으로 머뭇거리게 됨.)
(3) 육체적·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암시’로 극복하게 할 수 없다.
패널티 : 일시적 육체/신경 마비.
신체의 일부분, 혹은 신경의 한 부분이 일시적으로 마비된다. 개인에게 쓰는 마법은 몇 분, 군중은 몇 시간 단위인 듯. 주로 마비되는 것은 시신경, 왼손. 슬프게도 그는 왼손잡이다.
[악창의 예속]
- 923년, 혁명을 선포했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가 접선했다. 이후 앙티드 가문의 재산으로 지원하는 건 물론 섭정 세력을 처단하는 데 누구보다 열성이었다.
- 함께하게 된 이들에겐 꽤 애착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친근하게 대하는 편.
[그 외]
- 데리고 다니는 매의 이름은 ‘센야’. 전서응의 역할도 한다.
- 학원섬 밖으로도 자주 쏘다니는 편인데, 변장을 매번 바꾸느라 요란하다. 근처 동료들에게 가서 이게 어울리냐, 저게 어울리냐 물어보는 일이 많은 편. 보통 한량처럼 돌아다니다가 신간 소설책이나 주전부리를 사들고 돌아온다.
- 반말이 기본이며, 10년사이 다소 고압적인 어조도 입에 붙은 상태.
- 좋아하는 건 달달한 간식, 취미는 독서, 싫어하는 것은 지루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