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뼛조각 하나 남김없이 전부 씹어낼게.”



Berthe Bellona Achard
베르트 B. 아샤르
풍랑을 삼킨 진홍
“얌전해졌다고? 쟤가? 글쎄다! 입을 열면 크라켄도 넘어뜨릴 해일이 쏟아질걸?”
“읍컥컥! 베르트! 반가운 건 알겠는데, 제발 팔에 힘 좀 빼줘!”
“솔직히 상사라기보단 친구 같은 분이시죠! 훈련 강도만 좀 줄여주시면 좋겠어요. 근육통이 나아질 틈이 없다니까요!”
“맨날 웃어서 기분 나쁘다고 하는 사람들도 좀 있지만, 전투 시에 그 웃는 얼굴을 보면 얼마나 든든한데요.
전 너무 마음이 놓여서 다리에 힘 풀릴 뻔한 적도 있어요.”
기원
물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
바닷속이든 민물이든 상관없이 그 속에서 육지를 거닐고 뛰어다니는 것처럼 자신이 하고자 하는 행동에 저항을 받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로지 행동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시야의 확보나 발성, 특히 호흡은 일반적인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사전의 준비(도구, 훈련, 마법 등)를 어느 정도 요구한다.
들어간 물속의 물살이 거세면 거셀수록, 깊으면 깊을수록 물 밖으로 나왔을 때 후유증으로 근육통이 몰려온다.
휘하 병단
토벌 병단
백성들의 안전과 평온을 위협하는 몬스터들을 토벌한다. 피해 예방을 위한 경계와 피해 복구 또한 그들의 역할.
성배의 조각
아트리토네 (Atrytone)
두 개가 한 쌍을 이루는 빛나는 도끼.
몸체가 보석의 표면을 연상시키는 이 두 도끼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끈으로 연결된 것처럼 반드시 자기 짝의 곁으로 돌아오려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를 이용해 한 쪽을 던진 후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게 해 빠르게 수거해서 전투를 속행해나가는 전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반지로 바꿔 양손 검지에 하나씩 끼고 있다.
전투 상황 시 자신을 포함하여 같은 장소에 있는 아군들의 능력을 배로 끌어올린다. 적의 행동을 몇 수 앞서 읽어내기도 하며, 전사에게는 체력과 내구 등의 신체능력이, 마법사에게는 마력이나 캐스팅 속도가 오르는 식으로 개개인마다 상승되는 능력에 차이가 있다. 또한 전투 시의 피로와 지나친 긴장감이나 공포감을 완화시켜 아군의 사기를 드높인다. 진홍 아래에서 지키기 위하여 무기를 든 이들은, 주저앉을 일 없이 선을 좇아 나아간다.
외형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곱슬거리는 붉은 머리를 하나로 높게 올려 묶었다. 머리카락 아래로 갈수록 물이 빠지는 듯 색이 옅어지는 부분은 여전하다. 가끔씩 이걸로 기사단 일이 힘들어서 색이 빠진 거라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 연한 녹색 눈에 처진 눈매로, 여전히 웃는 인상에 미형이지만 이전보다 더 드세진 기질 때문인지 순하다는 느낌이 덜해졌다.
머리카락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일 때가 많지만, 자신의 눈 색과 같은 연한 녹색 토파즈가 달린 귀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다른 이에게 부탁해 보호 마법을 걸어놨을 정도로 아끼는 물건이다.
답답한 걸 좋아하지 않아 평소 무장은 가볍고 편하게 하고 다닌다. 많은 이들 앞에 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갑주를 추가로 착용한다. 내구 문제는 자신의 휘하 병단에 속한 마법사들의 도움으로 해결했다.
성격
활발한 / 저돌적인 / 낙천적인
모시스의 독살 시도와 섭정 세력의 견제를 거치면서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좋아하던 성격이 깎여나갔다. 사람을 밉다고 느꼈던 시간이 제일 길었던 시기였으며, 귀족 세력이 생존을 위해 협력을 요청했을 때는 처음으로 도움을 구하는 소리가 내키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이제야 남들과 비슷해지기 시작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를 제외하면 어지간히도 바뀐 것이 없다. 그간 철이 들어 나름 점잖아졌다고 나름 주장해봐도,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얌전해 보이고 벽이나 천장을 기어 다니지 않게 됐을 뿐이지 지칠 줄 모르고 기운이 넘친다.
원체 사람을 좋아했다보니 애정을 건네는 벽 자체는 그리 높아지지 않았다. 좀 더 대화해보며 시간을 들이게 된 정도. 대신 기존에 좋아하던 사람들을 아끼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이제는 얼굴이 보이면 달려가지 않고 발소리를 먼저 듣고 달려간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다. 스스로를 믿고 바른길을 좇으려 한다. 밉다는 감정을 느끼고 도움 주기에 잠시 망설임을 가졌어도 끝내는 선함을 택해 언제 고민했냐는 듯 밝게 웃어 보인다. 스스로와 동료들에 대한 확신이 있으니 나아가는 것에도 망설이지 않는다.
지난 10년간의 근황
918년. 모시스가 42대 교황으로 즉위한 이후 그로부터 성전 기사단으로 임명받았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이미 준비를 끝내놓은 것처럼 답을 내놓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919년. 그가 맡겨준 자리와 소중한 이들, 자신이 믿는 옳은 길을 위해 지키고 버텼다. 섭정 세력의 횡포와 그들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두 눈에 담아두며 되풀이되어선 안될 일들을 똑똑히 되새겼다.
922년. 섭정 세력의 견제로 위축되어가던 가세로 예정보다 2년 늦게 아샤르 가문의 속 사정에 대해 듣게 되었으며, 자신 역시 가문 사람들에게 이러한 속사정을 몰래 엿들어왔다는 것을 털어놓았다. 버텨야 할 것이 남아있었으니 이야기가 오래 이어지진 못했으나 아샤르는 자신들의 새로운 지향점을 짐작해냈다.
923년. 굳건한 믿음에 답이 온 듯 교황이 의식을 되찾았다. 그간 짓지 못했던 가장 밝은 웃음으로 주인 된 이를 맞이했다.
그리고 현재 928년. 인간 가죽을 덮어쓰길 기꺼이 받아들인 짐승, 지켜내야 할 것을 분명히 새겨놓은 파수견으로서. 흔들리지 않을 각오를 가슴에 품고 서 있다.
기타 사항
[01. 개인]
- 생일은 10월 15일.
- 오른손잡이. 양손잡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왼손도 잘 쓴다.
- 존댓말은 교황과 기사단장, 그리고 부모님에게만 쓴다. 나름 말투로 격식을 차려보려고 노력한다. 사석에서는 숨통이 트인 것처럼 편하게 구는 편.
- 전술과 직감, 기타 감각이 한층 더 짐승처럼 예민해졌으며, 그 악명 높은 거친 성질을 적정하게 조절해낸다. 애쉬마린 학원에 있을 때부터 들어오던 ‘인간의 가죽을 잘 차려입은 짐승’이란 평에 더욱 가까워졌다.
- 좋아하는 것: 고기(물어뜯는 맛이 있는 메뉴를 특히 선호), 파이나 타르트, 격한 활동, 친구, 가족,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식사
- 싫어하는 것: 혼자서 하는 식사(쓸쓸해서)
[02. 아샤르]
- 베르트가 기사가 된 후, 섭정 세력의 견제와 보복은 아샤르 가문으로도 향했다. 견제를 쳐내는 데에 여력을 아끼지 않았으나 오랜 시간 누적된 세력 앞에서 가문 하나의 힘으론 버텨내는 게 고작이었다. 섭정 세력이 무너지고 시간이 흐르고 난 현재는 위축된 가세를 얼추 회복했다.
- 그간 억눌러온 이전 체제에 대한 불만과 의심을 드러내고 모시스에게 지지와 충성을 맹세했다. 자기 손으로 직접 친우를 베어냄으로써 선대들이 성국에 답습되던 행악을 외면했던 업보를 되돌려 받은 마지막 이단심판관 가주 ‘두엘로나 A. 아샤르’의 이야기는 이제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됐다. 두엘로나 본인의 생전 소망대로 악습을 근절해야 할 하나의 사례로 남았다.
- 베르트의 아버지가 여전히 현 가주직을 유지하고 있다. 베르트는 기사가 되면서 차기 가주의 위치를 더욱 굳건히 하여 반란군을 진압하고 정세가 안정되는 대로 정식으로 가주직을 이을 예정이다.
[03. 파수견]
- 베르트를 시작으로 아샤르 가문의 일원들은 스스로를 ‘파수견’이라 지칭하기 시작했다. 지켜낼 것을 스스로 정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이지(理知)를 잃지 않고 계속 바른길을 가도록 다짐하기 위해.
[04. 성배 기사단]
- 담당 병단의 병사들과 사이가 원만하다. 부하들과 지내는 것을 지켜보면 애쉬마린 학원 시절을 기억하는 이는 그때의 풍경을 겹쳐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들의 우려처럼 마냥 허물없지는 않은데, 훈련에 대해서는 그 아샤르의 괄괄한 악명을 어김없이 발휘하기 때문. 어떤 이는 이를 보며 자신의 병단을 제2의 아샤르로 만들려는 게 아닐까 하는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 특유의 성격 때문에 부관을 고생시키고 있다. 특히, 보고서 같은 서류 작업을 할 때가 되면 부관이 베르트를 찾기 위해 눈을 부릅 뜨고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05. 기타]
- 학원을 다니던 시절부터 되새기고 다짐해오던 것들을 잊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 잊지 말아야 할 신념으로 여기고 있다.
- 애쉬마린 학원에 다니던 시절 받은 것들은 모두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때때로 사이즈가 안 맞게 되어 착용하지 못하는 장신구들을 살짝 갖다 대보기도 한다.
- 여전히 동물들에게 인기가 없다.
- 발소리와 숨소리로 그 사람이 누군지 맞추는 기행도 심심찮게 보인다.